잡담

핸드폰 스마트폰 중고폰 공기계 구입 시 주의점

강명주 노무사/행정사 2019. 4. 29. 03:55

중고 핸드폰(공기계) 구입 시 주의점

한줄 요약: 확정기변(신규등록)이 가능하도록 정상해지 된 중고폰을 구입하자.

어제 아침 갑자기 핸드폰이 돌연사했다. 업무상 전화가 올 곳도 많기에 서둘러 대리점에 가보았지만 도저히 알아듣기 힘든 설명을 하며 가급적 비싼 폰을 팔아먹으려는 상술에 넌덜머리가 났다.

마음을 다스리고 중고폰에 대해 몇 시간 공부한 후 인터넷으로 구입했고 오늘 정상등록까지 모두 마쳤다. 이 과정에서 중고폰 구입과 관련해 알게 된 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중고폰이지만 새거나 다름없는 것도 많다. 우리나라 핸드폰시장에서 개인은 원칙적으로 새 핸드폰을 대리점을 통해 정상적으로 개통하지 않으면 구입할 수 없다. 유통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일부 대리점 업자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이나 직원 명의로 핸드폰을 구입하여 개통하고 바로 해지하곤 한다. 아니면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 사람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하게 하고 이 핸드폰을 약속한 돈을 주고 다시 구입하는 속칭 핸드폰깡을 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 이렇게 얻어진 핸드폰은 모두 중고업자에게 다시 판매되며 이 중고업자를 통해 시중에 나오는 제품들은 개통된 적은 있지만 사용은 거의 안했기에 신품이라 봐도 무방하다.

2. 같은 신품을 대리점에서 사는 것과 이런 중고시장에서 사는 것은 가격차가 현격하다. 전자의 경우에는 합법적인 할인제도가 공시지원금(후술함)이란 것 밖에는 없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이미 핸드폰값을 누군가가 부담했기에 단돈 얼마라도 받으면 이익이고 그렇기에 저렴할 수밖에 없다.

3.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의문이 혹시 핸드폰값을 누군가가 다 완납하지 않았으면 어쩌나 하는 거다. 당연히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즉 중고로 판매는 하지만 그 핸드폰 할부금이 전부다 납부되지 않았기에 추후 이를 이유로 법적인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이다. 고로 중고폰 구입 시엔 핸드폰 할부금의 완납여부부터 따져야 하는 데 사실상 이런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4. 핸드폰값이 다 납부되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기에 마음 놓고 구입해도 될까? 아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실수를 한다. 
일단 전술한 공시지원금을 여기서 알아보면 통신사가 핸드폰 가격에서 일부를 부담하여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이다. 이런 출혈을 통신사가 감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공시지원금 할부를 받으면 의무적으로 2년은 이 핸드폰을 사용해야 하며 그 기간 동안 통신비를 벌 수 있기에 이러는 것이다. 따라서 이 2년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핸드폰 판매가 제한된다. 만약 이 기간 중 핸드폰을 누군가에게 판다면 판매자는 이미 지급받은 공시지원금을 위약금으로 물게 된다. 그리고 구매자는 판매자가 위약금을 물고 해당 폰을 정상해지 않는 한, 이 2년이 도과하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이 핸드폰의 소유권을 전산에 등록할 수 없다. 핸드폰은 부동산 등기와 유사하게 전산에 그 소유주를 등록할 수가 있는데 이를 신규등록 또는 확정기변이라 한다. 핸드폰을 구입하여 새롭게 통신사에 등록하는 거라면 신규등록이고 기존 통신사를 유지한 채 이번의 나처럼 핸드폰만 교체하는 경우를 확정기변(확정적인 기기 변경)이라 하는데 이를 해야 법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얻게 된다.

5. 정리하자면 공시지원금을 받은 경우, 2년간은 확정기변이나 신규등록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런데도 중고폰 판매가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핸드폰은 100프로 기계의 소유권을 얻지 못하더라도 유심칩만 기존에 자신이 사용하던 것을 꽂으면 사용할 수 있다. 즉 기계는 여전히 다른 사람 소유지만 유심칩을 통해 본인 것인 양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중고폰 업자들은 유심기변이 가능하다고 선전한다. 이는 유심만 바꿔 끼면 기기변경이 가능하니 구매하라는 말이다.

6. 많은 사람들이 중고폰을 구입한 후 유심칩만 바꿔 끼고 사용한다. 싸게 좋은 물건 샀다고 좋아하면서. 그런데 전술한 대로 핸드폰의 소유권을 100프로 가져오고 싶다면 확정기변이나 신규등록을 해야하는데 유심기변만 가능한 핸드폰은 이게 불가능하다. 공시지원금 지급 후 2년이 도과하지 않았다면 어떤 판매자도 자신이 위약금을 물게 되는 정상해지를 해주려 하지않고 이런 경우 당연히 확정기변은 불가하다. 간단히 말해 공시지원금 받은후 2년이 지나지 않은 핸드폰은 유심기변만 가능하기에 소유권을 가져올 수 없다.

7. 신규등록이나 확정기변을 통해 소유권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 만약 기존의 소유자가 분실신고 등을 한다면 통신사가 통신을 차단하기에 유심만 바꿔서 사용하던 사용자는 핸드폰 사용을 더 이상 못하게 된다. 그 외에도 다양한 법적인 다툼의 소지가 크기에 유심기변만 가능한 중고폰은 피하는 게 좋다.

8. 중고폰을 구매하기로 했다면 판매자에게 확정기변이 가능한지 꼭 묻자. 이 말은 해당 핸드폰이 할부금도 다 내고 관련 약정도 다 도과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는 말과 같다. 여기서 예스라는 말을 들은 중고폰은 구매해도 무방하다. 나는 이번에 이런 절차를 밝고 옥션에서 작년 10월에 나온 후 짧게 가개통됐던 폰을 구매했다. 사용을 안했기에 보호비닐도 다 붙어 있었고 당연히 새거와 동일했다. 이 제품을 오늘 우편으로 받자마자 근처 통신사 대리점에 가서 확정기변을 해당라고 요구했고 유심칩만 신형을 사서 꽂으니 바로 구동 되었으며 내 명의로 바로 전산등록되었다.

9. 이상이 중고폰 구입의 핵심이다. 성능이야 as를 받거나 하면 되지만 의외로 이런 법적인 백그라운드를 모르고 그냥 유심만 바꿔 끼면 자신의 소유가 되는 줄 알고 핸드폰을 구입했다가 뒤통수를 맞는 사람들이 많은듯하여 적어 보았다. 물론 정상해지만 되었다면 신규등록이나 확정기변을 안해도 인도를 받음으로써 소유권이 이전되겠지만 정상해지가 불가능하기에, 아니 위약금 탓에 정상해지를 하고 싶지 않기에 이를 안 한 상태에서 유심기변이 가능하다고 선전하는 중고폰이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10 자잘한 팁을 덧붙인다면 선택약정 할인이라고 매달 내는 통신비에서 25프로를 감면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 나처럼 기존에 이 제도를 이용했었고 기기변경 후에도 계속 이용하고 싶다면 선택약정 할인이 가능한지도 확인하고 중고폰을 구입해야 한다. 공시지원금 지급 후 2년이 도과하지 않았거나 도과했더라도 현재 선택약정할인을 받는 중이라서 기기변경 후 선택약정할인의 승계가 불가능한 중고폰도 다수이기에 꼭 확인을 요한다.

11. 확정기변이나 선택약정 할인이 가능하다고 구라친 상태에서 매매를 하고 잠수타 버리는 비양심자들도 많다. 안전한 방법은 옥션, 지마켓 등 믿을만한 중간거래상을 통하여 구매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처음 설명과 다르면 바로 환불가능하기에 거의 거짓말을 안 한다.

12. 대충 이 정도만 알면 중고폰 탓에 큰 낭패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이처럼 다소 공부를 해야 하지만 상태 좋은 공기계만 구입하여 내가 보호필름도 직접 붙이고 대리점에 가서 당당하게 확정기변을 하고 나오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
죽는 날까지 아주 많이 핸드폰을 구입할 텐데 이젠 더 이상 대리점에 종속되지 않고 얼마든지 독립적인 지위에서 마음에 드는 핸드폰을 구매하고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 별거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늘었다는 점에서 매우 날 기쁘게 한다.


13. 핸드폰 시장의 복잡함 탓에 단 하루만에 모든 것을 다 알아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핵심은 파악한듯하여 정리해 보았는데 오류가 있다면 지적 부탁드린다.